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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책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수 있다 vs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게 있다

"계속 생각하고 바라면 이루어 진다, 그게 맞는 말이라는 걸 오늘 알았다".


평창 올림픽, 남자 스켈리톤 우승자 윤성빈의 말입니다. 과연 그와 같이 생각하고 바라면 모든게 정말 이루어 질까요?

그렇다면 여자 스켈리톤 15위에 그친 정소피아 선수. 그녀는 간절히 바라지도, 노력도 안했을까요?


윤성빈의 메시지는 자부심과 긍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마치 예전 베스트 셀러 였던 '시크릿'의 수사와 같습니다.

하지만 맹신은 위험합니다. 이를 그대로 우리 삶에 적용한다면 <하면 된다>라고 세뇌시키듯 남발하던 과거 군사정권의 모토로 회귀하는 삽질이 될겁니다.


이쯤에서 미 HBO가 제작한 시트콤 <루이>의 한 에피소드.


도날드 트럼프가 호텔 주인인 카지노에서 코미디 쇼를 펼치던 드라마 주인공 루이는 쇼 담당 매니저와의 마찰로 홧김에 일을 그만두게 되고, 우연히 평소에 존경해 마지 않던 거장 여성 코미디언을 만나게 됩니다.

루이는 속상해 마지 않던 그날 일어난 일을 그녀에게 털어 놓습니다.


하지만 위로는 커녕, 그녀는 루이에게 냉정하게 말합니다.

"잘리는 거야, 어쩔수 없지만 스스로 때려치우진 말아야지. 무조건 버텨야지, 아무리 힘들어도..."

루이가 묻습니다.

"버티면 언젠가 상황이 좋아질까요?"

그녀는 담담하게 이야기 하죠.

"상황이 좋아질거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렇지는 않을거야, 대신 네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야"


김민석의 <영어책 한권 읽어 봤니>중에서. 

(파업요정 김민석 PD님이 즐겨봤던 시트콤 <루이>의 한 에피소드를 입니다. 책머리에 나와요.)




이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찾을수 있을수 있습니다.



어딘가 존재하는 이상적인 나, 그 자아 실현의 개념은 위험하다, 그 환상에서 벗어 나야 한다.

그냥 하루 하루 조금씩 나아지는 향상심을 가지는 게 낫다.


-강상중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중에서 



더군다나 우리들의 인생은 단기간에 승부나는 올림픽, 스포츠 경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레이스는 스켈리톤 경기가 정해놓은 규칙의 하나인 1200m로 적확히 정해진 트랙도 아닙니다.

불확실성을 내포한 길고 지루한 저성장의 시공간입니다.

물론 성공하고 출세하는 사람들은 앞으로로 무수히 나올 겁니다. 

빈부격차만 봐도 알수 있죠. 과거보다는 적겠지만요.

하지만 누구나 윤성빈이 될수도, 될 필요도 없습니다.

(모두가 윤성빈의 모토대로 따르자면 그저 삶은 살벌하고 긴장감만 넘치는 지옥이 될테니까요.)


또 다른 일본작가 소노 아야코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을필요가 있습니다.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게 있다.

사람은 노력에 의해 타고난 가능성이 확대되는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 '하면 된다'라고 말하는 속내에는 건방진 자부심이 깃들어 있다.

우리의 삶에서 신의 영역을 남겨두는 것은 나태가 아니다.

생활에 무리하지 않겠다는 고민의 성과다.

각자에게 주어진 한계를 인정했을때 오히려 마음이 안정된다.

현대사회에서 대 유행중인 이 스트레스를 극복할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저자분은 올해 만 86세 여성 에세이스트 라고 하네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트콤 루이 요약.


Q: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까요?

A: 잘된다는 보장은 없어.그냥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니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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