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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관점의 삶

비혼주의자 마광수, 세상과의 결별.


비혼주의자, 마광수. 세상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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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달에 선배 아버님이 돌아가신 터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털어내기 어려웠는데 

또 다른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네요. 물론 개인적으로 잘 아는 지인 분은 아닙니다만.


마광수, 그는 대한민국 대표 유명시인 '윤동주'시인을 처음 발굴해낸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1992년 10월의 필화 사건으로 자의 아닌 타의로 유명세를 타게 된 분입니다.

생전 인터뷰에서도 해당 사건이 아니었다면 소위 말하는 '유명작가'라는 타이틀도 없을거라 토로했습니다.


연세대 교수 재직당시 학생들에게 강의도중 잡혀가셨다고 하네요.

음란물로 낙인 찍힌 그의 작품, 그리고 강의도중 제자들 앞에서 잡혀간 그의 수치심, 괴로움, 모멸감은 말로 표현못할 고통일 것으로 짐작될 뿐입니다.

비슷한 상황으로는 '천국의 신화'를 집필한 만화가 이현세씨도 있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즐거운 사라>는 당연히 접하지도 읽어 볼 수도 없었지만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멘토를 읽다>, <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마광 일기>등의 책들-소설이 아닌 에세이집을 읽었던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그는 시대를 앞서갔던 인물로서, 요즘 세간에 비혼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전, 이에 훨씬 앞서서 결혼을 멀리하는 인생관.(지금으로 치면 비혼관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물론 한번의 결혼, 이혼경력은 있습니다.)

권태라는 당연(?)한 수순의 시기 때문에 하기 싫다는 결혼관,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여성관, 탐미주의등 다양한 그의 가치관과 글들을 읽었던 기억들이 내 유년시절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몇해전에도 팟캐스트의 게스트 초대로 인해 그의 육성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웠지만, 갑작스레 금일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떠 오른 그의 불행한 죽음은 왠지 서글프기만 합니다.

정식으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했지만 고지식한 기성 문학계의 따돌림-집단 따돌림은 어린 학생들만의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필화사건 이후에도 성을 터부시하고 그 자체만으로 오롯한 하나의 즐거움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먹물 지식인들의 이중성을 꼬집었던 신랄하고 강인한 그의 사고, 사상이지만 그것이 그의 생을  굳건하게 지켜 주지는 못했나 봅니다.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 우리 시대의 작가를 한명 또 저 세상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광수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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